앵무새는 왜 사람 말을 할 수 있을까? 알렉스 연구와 최신 뇌과학 정리
앵무새는 정말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할까요? 알렉스 회색앵무 연구와 최신 뇌과학 논문을 통해 앵무새의 지능과 말하기 능력을 과학적으로 살펴봅니다.

들어가며
앵무새가 사람 말을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이런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정말 사람 말을 알고 따라 하는 걸까?", "어떻게 사람 말을 따라 하는 걸까?"
이 질문, 생각보다 깊게 들어가면 꽤 흥미로운 연구들이 많아요. 오늘은 회색앵무 알렉스 연구와 최신 뇌과학 논문들을 바탕으로, 앵무새가 어떻게, 왜 말을 할 수 있는지를 풀어볼게요!
알렉스 연구: "따라 한다"와 "안다"의 차이
아이린 페퍼버그(Irene Pepperberg)라는 연구자가 회색앵무 알렉스(Alex)와 함께 수십 년을 보낸 연구가 있어요.
알렉스는 단순히 소리를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서, 물체의 색이 뭔지, 모양이 뭔지, 몇 개인지, 같은 질문에 정확한 답을 음성으로 답했어요. "그냥 훈련된 거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연구에서 중요한 건 어떤 조건에서 이게 가능했냐는 거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알렉스는 똑똑한 회색앵무구나!"가 아니라, 어떤 입력을 줬을 때 이런 일이 가능해졌는지에요.

알렉스와 아이린 페퍼버그 (출처: The Alex Foundation)
페퍼버그가 쓴 훈련법은 모델/라이벌(M/R) 훈련이라는 방식이에요. 이름이 좀 낯선데, 단순해요.
사람 두 명이 앵무새 앞에서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걸 보여주는 거에요. 한 명이 물건을 들고 "이게 무슨 색이에요?" 하면 다음 사람이 "빨간색이요" 하고 칭찬받고 물건을 받아요. 틀리면 뺏기고요.
앵무새는 이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저 말을 하면 저 물건을 얻는다"는 맥락을 익히는 거에요.
페퍼버그가 강조한 핵심은 세 가지에요.
- 참조성: 말이 무언가를 가리켜야 한다
- 기능성: 그 말을 하면 실제로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 사회적 맥락: 혼자 반복하는 것보다 상호작용 속에서 훨씬 잘 배운다
이 세 가지가 빠지면? 알렉스도 단어를 "참조적으로" 쓰지 못했어요. 즉, 소리를 많이 들려준다고 해서 말하기를 배우는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뇌과학 이야기: 앵무새 뇌는 어떻게 소리를 다룰까요?
최근 연구는 "그게 왜 가능하지?"를 뇌에서 찾아보고 있어요.
2025년 Nature에 실린 연구에서는 사랑앵무(budgerigar)가 발성할 때 조류의 뇌의 전뇌 영역인 **AAC(arcopallium)**에서 뉴런 활동이 어떻게 조직되는지 관찰했어요. 요지는 세 가지로 정리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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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는 소리의 특징을 지도처럼 정리해요
AAC 뉴런들이 소리의 음색이나 주파수 특성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패턴이 관찰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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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변형하거나 조합하는 데 유리해져요.
이런 구조가 있으면 기존 발성 패턴을 조합하거나 변형해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기가 훨씬 쉬워져요. 앵무새가 단순히 복사하는 게 아니라 변주하는 이유를 뇌 수준에서 설명해주는 그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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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발성 학습 조류인 금화조에서는 이 원리가 관찰되지 않았어요.
“발성 학습 조류”라는 큰 범주가 같아도, 앵무새 쪽이 더 사람 말 흉내에 가까운 방향의 조직 원리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앵무새 뇌의 독특한 구조: 코어 + 셸
그럼 이제 이런 질문을 하실 수 있어요.
"왜 하필 앵무새가 이렇게 잘하는거지?"
한 연구에서는 앵무새 발성 학습 회로를 더 넓게 비교하면서, 앵무새 뇌가 **코어(core)와 셸(shell)**로 구성된 독특한 노래(발성) 시스템을 가진다고 해요.

코어(core)
코어는 다른 발성 학습 새인 명금류(굴뚝새, 금화조와 같이 노래하는 조류의 총칭), 벌새에서 보이는 기본 회로와 닮아 있어요.
코어는 크게 두가지 경로로 나뉘는데, 하나는 노래를 만들고 운동으로 출력하는 경로고, 다른 하나는 노래를 배우고 수정하는 데 관여하는 경로에요. 쉽게 말하면 전자는 "소리를 내는 것", 후자는 "소리를 다듬는 것"에 각각 대응한다고 보면 돼요.
명금류에서 이 회로가 잘 연구되어 있고, 앵무새 코어도 그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즉, 앵무새가 완전히 다른 엔진을 가진 게 아니라 조류 발성 학습의 공통 기반 위에 서 있다는 뜻이에요.
셸(shell)
셸은 앵무새에서만 관찰되는 확장 회로에요. 코어 핵들을 바깥에서 감싸는 형태로 붙어있어요.
계통적으로 원시적인 앵무새인 케아(kea)에서도 코어와 함께 아주 초기 형태의 셸 흔적이 보고되었어요. 이건 앵무새의 발성 학습 시스템이 꽤 오래전에 자리 잡았을 가능성을 시사해요.
흥미로운 건 셸이 단일한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논문에서는 셸을 두 층으로 구분해요.
- 안쪽 셸
발성할 때 활성화 되는 부분이에요. 코어와 함께 "소리를 내는 회로"의 일부로 작동해요.
- 바깥쪽 셸
발성이 아닌 일반적인 운동(움직임)에 반응하는 영역과 겹쳐 있어요.
이 바깥쪽 셸이 중요한 이유가 있어요. 발성 회로가 더 넓은 운동 회로와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거든요. 앵무새의 말하기가 단순히 "소리를 내는 행동"에 그치지 않고, 더 넓은 맥락의 행동과 연동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이 여기에 있어요.
종마다 코어와 셸의 상대적 크기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연구는 이런 차이가 종별 발성 능력이나 인지적 특성의 차이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요.
개체 차이 설문조사
반려 앵무새 설문 데이터를 통해 모방 레퍼토리를 비교한 데이터가 있는데 말을 잘하는 앵무새의 종과 개체차이가 크다는 것이에요.
평균적으로 앵무새의 많은 종들 가운데 회색앵무가 평균적으로 따라 할 수 있는 단어나 소리의 종류가 가장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같은 종 안에서도 개체차가 정말 커요. 잘하는 애는 엄청 잘하고, 아닌 애는 조용한 그림이 데이터로도 확인돼요.
| 앵무새 종류 | 모방한 단어(개) | 모방한 소리(개) | 모방한 문장(개) |
|---|---|---|---|
| 회색앵무 | 59 | 22 | 24 |
| 엄브렐라 코카투 | 33 | 5 | 18 |
| 블루 프론티드 아마존(청모자) | 27 | 6 | 16 |
| 사랑앵무 | 26 | 7 | 13 |
| 노란 머리 아마존 | 26 | 7 | 9 |
| 서퍼 크레스티드 코카투(큰 유황앵무) | 25 | 4 | 18 |
| 블루앤골드 마카우 (청금강) | 24 | 6 | 12 |
| 퀘이커 | 24 | 6 | 11 |
| 이클렉터스(뉴기니아) | 22 | 4 | 12 |
| 옐로우 네잎 아마존 | 22 | 5 | 9 |
| 목도리앵무 | 21 | 6 | 7 |
| 갈라 코카투 | 17 | 4 | 10 |
| 세네갈 | 13 | 12 | 7 |
| 옐로우 크레스티드 코카투 | 13 | 4 | 6 |
| 왕관앵무 | 13 | 5 | 4 |
| 그린칙 코뉴어 | 9 | 3 | 4 |
| 유리앵무 | 6 | 2 | 3 |
| 선코뉴어 | 5 | 2 | 2 |
| 모란앵무 | 3 | 7 | 2 |
마무리
알렉스 연구는 말이 생기려면 단순히 많이 들려주는 것보다 상호작용, 참조, 기능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뇌과학 연구에서 그것이 가능한 이유를 보여줘요.
앵무새 뇌에는 소리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회로가 있고, 그게 소리를 변형하고 조합하는 데 유리하게 작동해요. 코어와 셸 구조는 그 배경에 있는 더 큰 그림이고요.
그래서 "말 잘하게 키우고 싶다면"으로 내려오면, 논문들이 가리키는 방향은 사실 비슷해요. 단어를 외우게 하기보다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을 먼저 만들어주고, 보상은 그 말이 가리키는 것과 연결하고, 얼마나 많이 들려주느냐보다 어떤 상황에서 들려주느냐를 먼저 생각하는 게 핵심이에요.
결국 앵무새에게 말을 가르친다는 건, 단어를 심어주는 게 아니라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참고 문헌
- Pepperberg, I. M. Cognitive and Communicative Abilities of Grey Parrots. (2002)
- Chakraborty, M., et al. Core and Shell Song Systems Unique to the Parrot Brain. (2015). PLOS ONE.
- Yang, Z., & Long, M. A. Convergent vocal representations in parrot and human forebrain motor networks. (2025). Nature.
- Benedict, L., et al. A survey of vocal mimicry in companion parrots. (2022). Scientific Re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