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색의 비밀
앵무새의 화려한 깃털속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알아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쉽게 정리해봅니다.

들어가며
앵무새를 보다 보면 가끔씩 어떻게 저렇게 화려한 색깔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순간이 있어요.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을 띄고, 같은 종인데도 노멀, 블루, 루티노, 파이드, 시나몬처럼 다양한 색 변이도 많고요.
앵무새의 깃털 색은 깃털 구조, 색소, 유전, 번식 전략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오늘은 조금 과학적인 이야기지만, 앵무새 색의 기본 원리를 쉽게 정리해볼게요.
앵무새 색은 하나로 설명할 수 없어요

앵무새 색상의 3요소
우리가 앵무새를 볼 때는 그냥 "초록색", "파란색", "노란색"처럼 보지만, 실제 깃털색은 여러 요소가 겹쳐져서 만들어져요.
앵무새의 깃털 색은 크게 3가지의 영향을 받아요.
- 프시타코풀빈(Psittacofulvin)
- 멜라닌(Melanin)
- 구조색
이 세 가지 색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앵무새 색이 달라져요.
프시타코풀빈: 빨강~노랑

골든코뉴어. 몸 전체가 프시타코풀빈의 영향을 받아 노란색과 초록색을 띈다.
앵무새의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은 대부분 **프시타코풀빈(psittacofulvin)**이라는 색소와 관련이 있어요.
대부분의 조류에서 노란색이나 붉은색을 만들 때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를 사용하는데, 이 색소는 보통 먹이에서 얻어요. 당근 같은 것도 이런 카로티노이드에 의해 주황색을 띄죠.
그런데 앵무새는 조금 달라요.
앵무새는 먹이에서 얻은 카로티노이드로 붉은 계열의 색을 만드는 게 아니라, 깃털이 자라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프시타코풀빈을 만들어 붉은색을 만들어 사용해요.
그래서 다른 새들과는 다르게 먹이에 의한 색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생기는 색이에요.
멜라닌: 검정~갈색

블랙로리. 몸 전체가 멜라닌의 영향을 받아 흑갈색을 띈다.
프시타코풀빈이 붉은 계열의 색이라면, 우리에게 어느정도는 익숙한 멜라닌은 검정~갈색 계열과 관련이 있어요.
멜라닌은 프시타코풀빈처럼 앵무새에게만 있는 색소는 아니고 동물계 전반에서 나타나는 색소에요. 사람의 피부색도 멜라닌에 의해 결정되는건 아주 유명하죠.
앵무새에게 멜라닌은 회색 날개, 검은색 머리, 갈색 패턴 등 여러 종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눈동자 색 역시 멜라닌의 영향을 받아서 멜라닌이 풍부한 개체들은 검은색 눈동자를 가지죠.
구조색: 파란색, 형광색 등

히아신스 마카우. 깃털 구조상 빛을 산란시켜 만들어진 파란색을 띈다.
히아신스 앵무새를 보면 온몸이 파란색을 띄고 있어요. 이는 파란 색소에 의해서 파랗게 보이는것이 아니라 깃털 내부의 구조에 의해서 빛이 산란되면서 만들어지는 색이에요. 우리는 이런 색을 **구조색(structural color)**이라고 해요.
비슷한 예로는 하늘이 있어요. 우리가 "파란 하늘"이라고 하는것 역시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되면서 우리 눈에 파랗게 보이는거죠.
우리가 '블루' 라고 부르는 변이 역시 기존의 노란색 색소들이 빠지면서 이런 구조색이 드러나면서 파랗게 보이니까 '블루'라고 말했던 거에요.
초록색 앵무새?

뉴기니아로 알려진 이클렉터스 수컷. 암컷의 경우 프시타코풀빈의 영향을 받아 빨간색을 띄고있지만 수컷의 경우 깃털 구조가 달라 구조색의 영향도 같이 받아 초록색을 띈다.
초록색 앵무새의 경우엔 위에 말했던 그 어느것에도 해당하지 않죠? 그건 바로 색이 합쳐져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초록색은 물감에서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색인 것처럼, 파란색의 구조색과 노란색의 프시타코풀빈이 겹쳐져서 만들어져요. 그래서 만약 초록색 앵무새에서 노란색 프시타코풀빈이 사라지게 되면 파란색인 구조색만 남기 때문에 파랗게 보여요.
이 원리를 이해하면 색 변이를 공부할 때도 훨씬 쉬워져요. 어떤 색이 "새로 생긴 것"인지, 아니면 원래 있던 색 중 하나가 "빠지면서 드러난 것"인지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색 변이에 대한 내용은 나중에 유전자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다뤄볼 예정이에요. 그때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ㅎㅎ
깃털색은 깃털이 자랄 때 결정돼요.
깃털은 머리카락처럼 계속 살아있는 조직이 아니에요.
깃털이 자라는 동안에는 몸에서 영양분을 공급받고, 색소가 들어가고, 미세구조가 만들어져요. 하지만 깃털이 완전히 자라고 나면 그냥 케라틴 구조가 돼죠.
그래서 한 번 자란 깃털의 색은 나중에 다시 수정되기 어려워요.
색이 바뀌는 가장 큰 시점은 털갈이 시기에요.
새 깃털이 자랄 때 새로운 색소가 들어가고,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물론 기존 깃털도 시간이 지나면서 햇빛, 마찰, 목욕, 먼지, 영양 상태, 손상 등에 따라 색이 탁해지거나 바래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근본적인 색 패턴이 다시 만들어지는 시점은 새 깃털이 자랄 때에요.
그래서 앵무새 깃털색 변화를 볼 때 털갈이 전후를 비교해보세요. 특히 갑자기 색이 탁해지거나, 다른 색이 나거나, 특정 부위만 이상하게 변한다면 건강 상태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같은 색이어도 모두 같은 원리는 아니에요
우리가 보기에는 비슷한 노란색이더라도, 그 색이 만들어진 방식은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어떤 색은 색소 농도가 높아서 진하게 보일 수 있고, 어떤 색은 구조색과 겹쳐져서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어요. 또 어떤 색은 멜라닌이 뒤에서 빛을 흡수해서 더 어둡게 보일 수도 있죠.
그래서 앵무새 색을 볼 때는 단순히 색 이름보단 그 색이 어떤 요소로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는 게 훨씬 중요해요.
마무리
앵무새 색은 너무도 화려하고 이뻐요.
이 속에는 빛의 반사, 색소 유전자, 색의 혼합 등 여러가지 과학적인 요소가 숨어있어요.
그 색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요소들이 겹쳐져 있는지 같은 것들을 알고 색 변이와 유전 이야기를 보면 훨씬 재미있어져요.
나비어리는 앞으로 색 변이, 유전학 공부를 더 해서 훨씬 더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저희에게 문의해주세요!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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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 & Bennett. The evolution of plumage colouration in parrots: a review.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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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et al. Convergent evolution of parrot plumage coloration. (2024)